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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름의 제주도 (2020년 7월)

7월 28일(화) 제주도 여행 넷째 날 4 (백약이 오름, 거문오름 막간 팁)

by 크크썬 2020. 8. 11.

제주(숙소) - 사려니숲길 - 백약이오름 - 제주(숙소)

주의 : 크크썬 맞춤 지도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할 것, 정확도 떨어짐)

 

6. 백약이오름 (2구역, 표선면) - 트레킹

보통 호텔마다 그 호텔의 고정 홍보 채널이 있잖아요.

TV 채널을 돌리면서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상황이라 무심코 돌리게 되는데

베스트 웨스턴 제주에서는 몇 번이고 그 채널을 본 것 같아요.

금능해변, 수월봉, 송악산 등 주변 관광지를 소개해주는데

그중에 '백약이 오름'에 마음이 뺏겨 저기는 다음 여행 때 꼭 가야지 하며,

영상을 열심히 봤었어요.

 

베스트웨스턴호텔 제주 추천 관광지 '백약이 오름' 영상 캡쳐

다음을 기약한 그곳을 바로 오늘 가게 됩니다.

즉흥 여행, 완전 내 스타일!!

 

 

원래는 사려니숲길에서 한두 방울 약하게 떨어지던 비로

제주시로 돌아가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가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말끔히 개어 급 백약이 오름으로 고고 합니다.

사려니숲길에서는 차로 30분 정도 걸렸어요.

 

제주 시내, 서귀포 시내를 벗어난 대부분의 제주도가 그렇듯이

탁 트인 풍경이 예술입니다.

백약이 오름은 그늘이 되어줄 나무, 가림막 아무것도 없었어요.

3시쯤 도착했는데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 더위를 잘 안타는 저도 더웠어요.

모자 필수로 챙기시고요. 올라가 보아요.

 

'하늘로 향하는 길'

한 걸음 한 걸음 꾹꾹 밟아 걸음을 옮겨봅니다.

풍경도 공기도 말도 못 하게 좋았어요.

그런데 그늘 한 점 없고, 쉴만한 곳도 없어 중간에 내려갈까?

잠깐 고민한 순간도 있었는데 왠지 올라가야 할 것 같아 묵묵히 올랐습니다.

30분 정도 걸려서 정상부에 다다랐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영상으로 본 트랙이 펼쳐집니다.

 

 

정상에 올라서는 하염없이 주변 풍경만 바라봤던 것 같아요.

뻥 뚫린 하늘 위로 바람이 신나게 불어댔어요.

모자, 핸드폰 꾹 움켜쥐고, 한동안 멍 때렸습니다.

바람이 모든 걱정, 근심, 잡념 다 태워가 버렸는지

아무 생각 들지 않는 평온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뒤에 따라오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연세도 있으시고, 다리도 불편하신 것 같아 잘 오르실 수 있을까

걱정되어 그분을 계속 눈으로 좇게 되었어요.

그분은 정상에서 잠깐 쉬시고는 바로 원을 따라 길을 가셨습니다.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습니다.

할아버지가 멀어지고 맞은편에서 보일 때쯤

저희는 올라왔던 길로 그대로 내려왔습니다.

다음에 또 오자며, 그땐 원을 따라 한 바퀴 돌자며 약속했어요.

 

그런데 두둥! 바로는 못 가겠네요.

정상 한 바퀴는 2년 뒤에나 가능할 것 같아요.

 

오름 자연휴식년제로 백약이오름은

2020년 8월 1일부터 2022년 7월 31일까지

정상부 앞 탐방로까지는 접근 가능하고, 정상 봉우리는 갈 수 없다고 해요.

무단출입 시에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이번 제주 여행 통틀어 가장 좋았던 순간을 하나만 뽑으라면,

백약이 오름 정상에서 바람 싸대기를 맞으며 멍 때렸던 순간

으로 고민 1도 없이 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등산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가볍게 제주 오름으로 시작해보세요.

뒷산 산책하듯 쉽게 오를 수 있는데 결코 뒷산 배경으로 그치지는 않죠.

 

 

지난 여행 때도 거문오름 숲해설 참여했던 게 가장 좋았었는데

저는 오름과 잘 맞는가 봐요.

앞으로 제주 방문하면 오름은 꼭 일정에 포함해야겠어요.

(잠깐 팁!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사전 예약자에 한해 탑방을 허용하고 있어요.

1일 300명으로 제한하여 운영하니 탐방 예약은 꼭 하셔야 해요.

거문오름 예약으로만 검색하시면 예약 사이트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백약이오름에서 숙소로 이동해서 푹 쉬었습니다.

남은 김밥과 맥주 실컷 먹고, 이마트 가서 과즐 추가 쇼핑하고,

내일 떠날 준비를 하며,

그렇게 4일차 일정도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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