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1차 접종 수고했다!
2021.06.02~06.09(수)
고령층 접종이 시작된 5월 27일부터 접종 나이는 아니지만, 미리 노쇼 백신 대기를 걸어 빠르게 접종한 지인들이 많았는데요. 저도 비슷한 시기에 예약했지만 당일에 연락받고 가는 게 부담되어서 그들보다는 조금 늦어도 확정받은 날짜에 받기로 했습니다. 이 선택이 신의 한 수였어요. 저도 빠르게 맞고 싶었는데 그들보다 조금 늦게 맞은 덕에 살았습니다.
늦게 맞아서 덜 아픈 거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니고, 생생한 후기를 듣고 대비할 수 있었어요.
5월 말에 접종한 이들의 후기는요.
- 살면서 이렇게 아파보긴 처음이다.
-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알려진 후유증이 한 번에 몰려온다.
- 반바지를 입고 있는데 너무 추워서 수면 바지를 찾아 입었다.
바지에 다리를 넣어야 하는데 몸이 너무 떨려서 조준이 안될 정도였다.
바지를 겨우 입고 꺼내 둔 수면 양말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너무 추워 벌벌 떨며 신어야 했다.
- 분명히 잘 때까지는 괜찮았다.
새벽에 잠에서 깼는데 이상함을 감지하고, 타이레놀을 먹으려는데 맨손으로는 약을 깔 힘조차 없어 도구를 썼다.
평소 약을 먹지 않아 약기운이 돌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한 시간씩 잠에서 깼다.
- 이불이 땀으로 흠뻑 젖어 이불 빨래를 해야 했다.
- 생각보다는 견딜만했는데 그냥 멍했다. 뭘 해도 집중이 안됐다. 등등
이들의 공통적인 조언은 접종 다음 날은 아프든 안 아프든 무조건 쉬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전기장판, 따뜻한 옷차림, 해열진통제, 물, 다음 날 먹을 식사까지 미리 준비해서 대비를 철저히 하래요.
제 후기요?
▶ 오전 접종 직후 ~ 오후 4시
주사를 맞은지도 모를 정도로 아프지 않았어요. 원래 아픈 주사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저보다 일찍 맞았던 친구가 주변에 타이레놀 다 동났다며 재고 있는 약국을 알려줘서 약을 사고, 아침밥을 못 먹어서 와플이랑 커피를 사서 집으로 갔어요.
일단 먹고, 집안 청소하고, 전기장판, 생수 등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뜯지 않은 생수는 혹여나 캡을 딸 힘이 없을까봐 캡을 따서 침대에서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게 뒀어요. 원래 낮잠을 종종 자는데 잠이 쏟아져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어요.
▶ 오후 4시 ~ 저녁 7시
5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어 준비하고 나가보려는데 손발이 급격히 차게 식는 경험을 했어요.
빨리 밥을 먹고 약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6시부터 식사를 하고, 7시가 좀 안된 시간에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어요.
▶ 저녁 7시 ~ 밤 11시
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약기운인지 멍하고, 방향 감각도 잃고 사야 할 걸 자꾸 놓치더라고요.
9시 넘어 집에 와서 씻고 잘 준비를 했어요. 자기 전에 약을 먹고 자려고 졸린데도 버텼어요. 타이레놀은 4시간 간격으로 먹어야 한대요. 사실 헤롱헤롱 하는 정도지 몸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아 잠깐 먹지 말까 고민했다가 이내 한 알을 집어삼켰어요. 자려고 누었는데 전기장판을 켜 뒀음에도 한순간에 몸이 차가워져 먹길 잘했군 생각하며, 전기장판 온도를 더 올리고 이후 기억이 없습니다.
▶ 다음 날 오전 11시
푹 자고 일어났어요. 다음 날 휴무를 신청 해두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벨소리, 알람 모두 무음으로 해두고 푹 잤는데도 비몽사몽입니다. 여기저기 생존신고 후 다시 취침 모드입니다.
▶ 다음 날 오후 4시
중간중간 한 번씩 깨긴 했는데 계속 멍~한 상태라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이제 배가 슬슬 고파져 전복죽을 먹는데 반 정도 먹었는데 또 졸려 옵니다. 저녁 약속은 취소하고 또 잤습니다.
남은 죽 클리어하고 2~3시간 정도 깨어있었나? 또 잡니다. 다음 날 지각할 뻔했어요. 늦게 일어나서.
▶ 접종 3일차
출근해서 일을 하긴 하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 접종 4일차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접종 부위에 통증이 찾아왔어요. 움직일 때마다 팔이 아파서 가벼운 스트레칭도 못하겠더라고요.
▶ 접종 일주일차
일주일차까지 멍~한 상태는 지속됐어요. 머리에 피가 안 돈다고 해야 하나? 정신이 머리 위의 위에 붕~ 떠있는 것만 같았어요. 이건 뭔가 싶어서 물어보니 다들 비슷한 증상을 겪었더라고요.
솔직히 제가 백신 맞기 전까지 엄살쟁이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대비해서 무사히 넘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방비 상태에서 접종했다면 약조차 먹기 어려웠던 것도, 오한으로 옷을 입기 힘든 것도 내가 됐을 것 같더라고요.
아파도 웬만해서 약을 먹는 타입이 아닌데 약도 적기에 잘 썼습니다. 2알로 끝냈으니 선방했죠.
아스트라제네카는 접종 후 12주 이후 2차 접종을 하는 게 항체 형성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사실 2차도 빨리 맞고 끝냈으면 좋겠어요. AZ는 1차는 아프고, 2차는 괜찮다고 하는데 제발 그 말이 사실이길 바라봅니다.
아무튼 1차 접종 완료, 밀린 숙제를 한 듯 시원합니다.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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